『톱날과 아가미』는 시인이며 문학평론가인 저자가 펴낸 첫 ‘시(詩) 비평집’이다. 지난 몇 년간 시차를 두고 각종 문예지에 발표했던 글들을 정리해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자신이 시를 쓰는 시인이기도 하기 때문일까. 저자의 비평문들은 전문 문학연구자의 학술논문과는 달리 개별성을 지닌 독자로서의 시각으로 읽어낸 시인과 시에 대한 느낌들이 감성적인 문장들에 오롯이 스며들어 있다. 분석보다는 감상에 비중을 두고 있는 저자의 시각은 문학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 독자들의 눈높이도 다분히 의식하고 있다. 저자는 글의 방향과 주제에 따라 전체를 4부로 나누었다. 서문에서 그 연유를 세세하게 밝혀 놓았다. 1부, ‘시집의 흔들리는 행간 읽기’ 2부, ‘현대시의 질문과 연결들’ 3부, ‘현대시의 선행하는 언어조감’ 4부, ‘상상으로 빚는 시의 공존미학’으로 분류했다. 저자의 글들을 읽어나가다 보면 정형화 되다시피 한 시 분석의 틀로부터 벗어나 시 읽기의 즐거움을 독자와 나누려고 노력한 저자의 간절한 소망을 느낄 수 있다. 소명감이나 모종의 의무감이 아닌, 시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쓴 글들이라는 것도. 선불교에 대한 저자의 해박한 지식은 문명에 갇힌 현대가 잃어버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한다. 더불어 우리 시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무엇인가도 고민하게 만든다. 저자는 우리가 사유할 시간이 부족한 게 아니라고 한다. 인간은 문명을 누리면서도 문명의 대척점에 서 있는 존재가 아니라 감성을 지닌 존재라고 믿는다. ‘시의 공존미학’은 저자가 소망하는 시의 방향이다. 저자의 시선은 그래서 따스하고 긍정성으로 열려 있다. 한 편의 시가 우리에게 위안을 줄 수 없다는 절망의 시대에 저자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자신의 글로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