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로 모르는 척 하는 공범자들이다.
“제가 오라버니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데요?”
“글쎄.”
엷고 연한 하늘빛 머리가 바람에 한들거렸다.
그는 보일 듯 말듯 웃다가 바짝 마른 입술을 떼어 낸다.
“이름을 불러 봐.”
손끝이 손목 안쪽을 훑었다.
“…….”
고개를 홱 치켜들었다.
“아모르―. 하고.”
당신의 눈빛은 꼭…….
“어서.”
조급한 숨소리와 함께 아모르가 허리를 세우며 깍지를 꼈다.
정적 속에서 시선만이 소리 없이 오고 간다.
“……빨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