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다움, 여자다움의 함정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이 분홍색을 좋아해요.”
“딸아이가 축구나 야구 같은 활동적인 놀이를 즐겨요.”
이 얘기들 뒤에는 십중팔구 “그래서 걱정이에요.”라는 하소연이 붙는다. 아들이 분홍색을 좋아하고 딸이 활동적인 놀이를 즐기는 게 왜 걱정스런 일일까? 많은 어른들이 이것을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남자답지 못하거나 여자답지 못한 아이들이 겪을 차별과 따돌림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다. 우리는 은연중에 ‘아이’를 남자와 여자로 나누어 바라보면서 아이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남자다움과 여자다움을 주입하고 있다.
정말 큰 문제는 바로 이것이다. 어른들은 무의식적으로 아이들에게 어떻게 말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알려 준다. “남자는 원래 싸우면서 크는 거야. 씩씩하고 용감해야 남자답지.” “여자는 다소곳하고 상냥하고 예뻐야 해. 여자다워야 사랑받을 수 있어.” 이런 가르침 속에서 어떤 아이는 상처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간과하고 있다. 그저 분홍색 옷을 즐겨 입던 남자아이가 커 가면서 분홍색을 멀리하고 파란색 옷을 고르면 “다행이야. 이제야 자신에게 맞는 색을 찾았어.”라고 생각할 뿐이다. 아이가 정말 원해서 파란색 옷을 고른 것인지 아니면 남들 시선을 의식해 파란색 옷을 집어 든 것인지에 대해선 관심이 없다. 어쩌면 아이는 “네가 원한다면 무슨 색이든 괜찮아. 넌 어떤 색이든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라고 말해 주기를 바라지는 않았을까?
우리는 아이들이 스스로의 삶을 주도적으로 선택하고 가꾸어 나가기를 바라면서도 남자아이는 파란색과 로봇과 축구를, 여자아이는 분홍색과 인형과 발레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요한다. 세상 사람들이 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어쩔 수 없다고 치부하면서 아이들에게 성역할 고정관념을 계속 심어 주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스런 일은 성평등에 대한 인식이 점점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아이를 남자, 여자라는 틀에 가두고 어른들 잣대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점점 힘을 받고 있다. 부모와 교사가 참여하는 성평등 관련 프로그램도 많아지고 있으며, 성평등 교육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높아지는 추세다.
『스웨덴식 성평등 교육』은 성평등 교육에 관심은 있으나 방법을 몰라 망설이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성평등 지수가 높기로 유명한 스웨덴에서 성평등 교육 전문가로 활동하는 두 저자의 경험과 노하우가 담긴 이 책을 읽고 아이들에게 수많은 꿈과 가능성을 안겨 주기 바란다. 또 성별을 뛰어넘어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기 바란다. 성평등 선진국인 스웨덴의 아이들은 과연 어떤 특별한 교육을 받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