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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사람끼리 배추적을 먹었다
글쓴이
김서령 저
출판사
푸른역사
출판일
2019년 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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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김서령

칼럼니스트, 안동 출생, 경북대 국문과 졸업. 남의 이야기 듣기를 즐겨 급기야 사람을 만나 이야기 듣는 것을 직업으로 삼게 됐다. 사람이 우주이며 한 인간의 생애 안에 가히 우주의 천변만화가 담겨 있다는 생각에 동의한다. 숱한 사람들을 만났지만 지난 세기 초중반 한국 여자로 태어나 우리 역사의 우여곡절을 온몸으로 밀고 온 분들, 그들의 삶 앞에서 전율의 농도가 가장 컸다. 이 책은 그 감동의 기록이다. 앞서 간 사람의 발자국이 우리들의 가장 훌륭한 교과서가 된다. 과일이 서리를 맞아야 단맛이 돌고 향기를 풍기듯 인생도 고난 속에서 익어간다는 것을 믿는다. 여기 실린 이야기들이 지금 행복한 사람에겐 삶의 확장을, 지금 불행한 사람에겐 삶의 깊이를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팔뚝이 잘린 사람 앞에선 손가락이 잘린 고통쯤은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 앞 세대가 몸부림치며 살아온 이야기가 뒤 세대의 가슴을 울리기를, 그 울분과 통한이 서로를 연대하고 위안하고 사랑하게 만들기를, 더불어 고통을 뚫고 나와 더 너그럽고 강인해진 분들을 통해 인생의 의미와 가치를 통찰해내기를 희망한다. 한때는 국어교사였다가 신문, 잡지에 칼럼을 쓰기 시작했다. 지금은 사라진 잡지 [샘이 깊은 물]에서 인물 인터뷰의 매력에 눈떠 인터뷰 칼럼을 주로 써왔다. 펴낸 책으로 『김서령의 家』,『김서령의 이야기가 있는 집』,『삶은 천천히 태어난다』,『참외는 참 외롭다』 등이 있다. 2018년 10월, 향년 6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책 소개

분야에세이
“한 사람이 가고 한 문장이 지다”
김서령이 남긴 영롱한 ‘인생 레시피’


빛나되 눈부시지 않은 ‘서령체’

이 책은 한 문장가가 세상에 흩뿌린 마지막 광휘이고, 한편으로는 그를 위한 기념비이기도 하다.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난 김서령이 그간 음식과 관련해 썼던 글을 그러모은 그의 투병 막바지에서였다. 문학평론가 염무웅 선생의 말씀대로 “보석처럼 반짝이는 조각글”이 흩어져 사라져 가는 것을 막기 위해 시작된 편집은 그러나 안타깝게도 김서령의 인간 됨됨이를 그리워하고 김서령의 글을 아끼는 이들을 위한 일종의 유고집이 되고 말았다.

해서 통상적인 ‘머리말’ 대신 그의 글 중 한 편이 앞자리를 차지한 파격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눈여겨보기를 당부하고 싶은 것은 김서령의 글 자체이다. 형용사 하나 허투루 쓰지 않는 그의 글솜씨는 ‘서령체’라 불릴 정도로 자기만의 빛깔을 빚어내서다. 『여자전』 등 그의 전작들이 글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서 많은 아낌을 받은 이유다.

염무웅 선생은 그의 글을 두고 “읽을 때마다 예민한 감각과 풍부한 어휘와 생생한 비유에 감탄했고 글이 만들어내는 삶의 진실에 전율 했어요”(7쪽)라고 했다. 그러면서 “안동 지방 양반가의 내실 풍속과 사랑채 역사를, 그들만의 독특한 언어와 감정세계를 속속들이 알고 손에 잡힐 듯 묘사하는 작가를 이제 우리 문학은 어디서 찾아야 하나요”라고 아쉬워했다. 자청해서 추천사를 써준 심리기획자 이명수 선생도 “당대의 문장가란 수식을 넘어서는 치유적 힘이 그녀의 글에 있었다”고 추모하면서 “내밀한 끌림이 있고 읽으면 단정해지고 맑아졌다. 문장이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글의 모든 것일 수 있다는 사실을 김서령을 통해 알았다”고 고백했다.

그만큼 한 꼭지도 버릴 수 없고, 한 구절도 흘려보내기 아까운, 일단 한 편만 읽는다면 놓을 수 없는 음식 에세이, 그 이상의 에세이이다. 또한 잊혀져가는 고향의 정취를 되살려낸 일종의 풍물지이기도 하고, 삶의 지혜가 얼비치는 인생론이기도 하며 빛나되 눈부시지 않은 문장 전범이고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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