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게 문학을 가르치던 도시인,
목장에 내려가 양치기가 되다.
양과 함께 열 번의 계절을 보내며
살고, 느끼고, 사유한 그 경이로운 기록
양치기의 목장 일기라고 하면 사람들은 보통 목가적인 전원생활, 귀농 가족이 경험하는 소소한 행복, 대도시 생활에 대한 비판, 자연과 슬로라이프 찬양 등을 상상한다. 하지만 이번에 심플라이프에서 출간한 『사랑한다고 했다가 죽이겠다고 했다가』는 행복한 농장 생활을 자랑하지도, 자연 친화적인 삶을 적극 권장하지도, 싸구려 감상 따위를 늘어놓지도 않는 독특한 에세이라 눈길을 사로잡는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문학 강사로 살아가던 저자 악셀 린덴은 어느 날 아버지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갑자기 목장과 양을 물려받게 된다. “내가 임업에 약간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유산으로 물려받은 숲이 조금 있기 때문이다.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는 저자의 말처럼 거창하진 않지만 이유 있는 양치기의 삶이 시작된 것이다.
1021일, 약 3년간 그가 써 내려간 이 일기 속에는 초보 양치기가 되어 좌충우돌하는 모습부터 겨울용 사료를 준비하고, 짝짓기를 시키고, 출산을 지켜보고, 애지중지 기른 양을 결국 도축하며 진짜 목축업자의 길로 들어서는 모습이 담담하게, 때로는 위트 있고 때로는 뭉클하게 그려진다.
하루하루 그저 묵묵히 양을 돌보는 자신의 삶을 짧은 일기 형식으로 기록해 둔 이 글을 읽고 목가적인 양치기 일기를 기대한 혹자는 ‘이게 뭐야? 도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라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눈 밝은 혹자는 문학을 공부해 온 저자가 곳곳에 숨겨 놓은 반짝이는 사유와 아름다운 문장들을 발견하는 한편,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하루하루가 쌓여 인생이 어떤 의미를 갖고 어떤 색채를 띠게 되는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