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몰랐지만 우리가 이미 본 적 있는 클럽
‘줄리아나 도쿄’
줄리아나 도쿄는 1991년부터 1994년 사이에 일본의 젊은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던 클럽이다. 이 시기는 버블경제가 붕괴된 후이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낙관적인 전망 속에 있었다. 이 클럽은 특히 일반 무대보다 높은 단상으로 유명했고, 여성들은 모두가 우러러보는 이 단상 위에 올라가 춤을 추었다. 아마 이름은 몰랐더라도, 이미 이를 본 적은 있을 것이다. 1990년대 가수 이정현의 강렬한 부채춤, 또 최근 송은이, 신봉선, 김신영, 안영미 등이 결성한 여성 그룹 셀럽파이브가 선보인 화려한 군무가 바로 이 클럽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줄리아나 도쿄를 직접 체험한 적 없는, 1980년 이후 태생인 인물들에게 그 흔적만을 쥐여준다. 한주, 유키노, 김추는 각각 식당에서 우연히 본 가요 프로그램, 서랍 속의 오래된 사진 한 장, 어머니의 회상을 통해 이 클럽과 연결된다. 그리하여 눈이 드문 항구도시인 도쿄에 사흘 내내 흰 눈이 쏟아지는 동안, 이들은 꿈같던 한 시기를 추적하고 그 안에서 각자의 의미를 발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