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닉(ethnic)은 통상 인종적·민족적·종족적·민속적인 고유의 어떤 특색을 가리키는 데 사용되는 단어이다. 그것은 각 민족이나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공유하며 타 문화와 구별되는 독특한 양식을 의미하기도 한다. 또 역사적으로 서양 문화권에서 바라본 비서구 타자 집단의 속성을 가리키는데 주로 쓰여 왔음을 감안할 때, 한 국가 및 사회 내의 주류집단(중심세력)에 대칭하는 이방인 비주류집단(주변세력)의 문화 정체성과 관련되는 용어라고 생각하면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동시에 에스닉은 종교·언어·관습·국적, 그리고 정치적 정향 등 정체성 조형에 개입하는 다양한 요소들을 포함하는 상당히 광범위한 개념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오늘날 에스닉은 소수민족에 해당하는 민족 공동체나 그들의 정체성, 또는 종족(민족) 간의 불평등한 위계관계는 물론, 각종 하위문화를 향유하는 비주류 소수 집단을 폭넓게 지칭한다. 따라서 세계화가 정점에 달한 근래에 에스닉 문제는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하고 복잡한 형태로 존재하며 많은 나라들에게 새로운 과제를 부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책의 집필진들은 일찌감치 에스닉 문제를 역사사회적인 최대 숙제의 하나이자 매우 중요한 문화적 이슈의 하나라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막상 둘러보니 한국 사회에서는 일부 패션이나 요식업, 해외 원주민 관련 자료나 연구를 제외하면 에스닉에 대해 집필진과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천착해 들어간 학술적 연구물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었다. 갈 길이 멀지만 우선은 집필진들의 주 연구 분야와 학문적 역량을 고려하여 문화콘텐츠와 에스닉 문제를 연관시켜 연구를 진행하였고, 영화·문학·게임 등의 콘텐츠 공간에서 다루어진 에스닉 정체성의 문제를 일정한 철학자들의 이론과 관점을 빌어 분석하고 비평하는 방식을 취했다. 본서는 그와 같은 연구 기획 하에서 여러 차례의 발표와 논의를 거쳐 취합된 결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