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학송의 작품은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쓸린 다양한 처지의 인간 군상을 보여준다. 곽학송의 작품은 ‘전쟁’이라는 진지한 주제에서부터 ‘연애’와 ‘추리’라는 대중적 주제로 매우 다양하게 뻗어나갔다. 그의 작품들이 한국 문단의 주요한 이슈들과 거리가 멀어졌다 하더라도 한국 문화의 관점에서는 여전히 중요한 자리를 차지했다고 볼 수 있다. 1950~60년대는 전쟁, 이데올로기, 폐허와 실존, 국가의 재건 등 묵직한 고민들로만 가득 찼던 시대인 듯 보인다. 그러나 연애와 치정, 범죄와 추리, 대중적 오락 등의 가벼운 취향이 급속도로 전파되던 때이기도 했다. 이러한 경향을 자신의 작가적 여정으로 여실히 드러낸 이가 곽학송이다.
여러 작품 경향이 혼재되어 나타나지만, 곽학송이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고 집요하게 다루었던 문제는 ‘6·25전쟁’이었다. 6·25전쟁은 40년에 이르는 곽학송의 소설 이력에서 매우 중요한 소재이자 주제이다. 비단 전쟁의 장면이나 전쟁 때의 일화가 등장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직접적인 전쟁의 체험, 전쟁을 통해 형성된 의식의 구조는 전쟁을 다루지 않은 그의 다른 경향의 작품들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곽학송의 ‘전쟁소설’을 다시 읽는 일은 곽학송을 새롭게 이해하는 첫 번째 단계가 된다. 이 소설 선집은 곽학송에 접근하는 중요한 통로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