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키, F. 재스민, 프랜시스로 바뀌는 이름을 통해
1940년대 미국 남부 고딕문학의 대표작가 카슨 매컬러스가 그리는 열두 살 소녀의 성장통
『결혼식 멤버』는 소녀의 불안한 심리를 1부 2부 3부로 나누며, 각 부마다 프랭키, F. 재스민, 프랜시스로 이름을 바꾸는 독특한 구성을 띤다. 이는 현실의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되고 싶은, 지금 여기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가고 싶은 뜨거운 열망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미칠 듯이 푸르던 여름 열두 살 꺽다리 소녀에게 찾아온 오빠의 결혼 소식, 결혼식을 통해 낯선 세계로 나아가길 꿈꾸던 소녀의 열망과 좌절, 사촌 동생 존 헨리의 죽음과 마지막으로 감행한 어설픈 가출의 실패까지. 한여름 소나기 같던 혼돈의 시기가 끝나고 열세 살이 되며 끝나는 소녀의 이야기는 단순히 우리 모두가 한때 열병처럼 겪었던 사춘기적 고민처럼 읽힐 수도 있다.
그러나 한 소녀의 내밀한 심리를 병적이랄 만큼 집요하게 그려내는 카슨 매컬러스의 문체 앞에서 소설은 단순한 성장 이야기를 넘어 “우리에게도 이런 소녀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어른이 된 것입니다’라는 단순한 인생의 통과 의례 이야기가 아니다”라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감상처럼 ‘나’라는 정체성과 내가 아닌 세계와의 끝없는 긴장감을 유지시킨다. 즉 『결혼식 멤버』는 결코 한때의 성장통이 아닌, 언제나 계속해서 추구해야 할 끝나지 않는 이야기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