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에 대한 역동적 사랑
오미옥의 시에는 따뜻한 사랑이 넘쳐흐른다. 사람이건 사물이건 그녀의 오감을 통과하는 순간 정감 어린 생명체가 된다. “상강 지난 개울가에” 눈부신 “치맛빛” 고마리 꽃은 “첫날밤도 못 치르고/집 앞 도랑에서/아버지 발아래 잘근잘근”(「고마리」) 밟히던 어머니와 일체를 이루고, 북두칠성도 그렇다. “새벽하늘로 올라가신 내 어머니/별을 떠 주시던 국자 하늘가에 걸어 두고/오랜만에 당신이 낳은 아홉 자식들/평상 위에 모여 먹는 저녁 밥상을/가만히 내려다보시네.”(「북두칠성 어머니」)
돌아가신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에 대한 서사가 주를 이루지만, 이번 시집에서 시인의 시선이 가족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모든 생명에 대한 사랑이라고 부를 만한 이번 시집의 근원을 황선열(문학평론가)은 ‘모성’이라고 보았다. 그녀가 노래하는 모든 사물들은 상실과 아픔을 노래할 때에도 묘한 사랑의 감정에 휩싸이는데, 그 근원에는 세상 만물이 모두 측은하게 보일 수밖에 없는 “대지의 신을 상징하는 모성”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주목해야 할 또 한 가지는 오미옥의 독특한 서사 방식이다. 그녀는 시를 통해서 과거의 기억을 끌어오고 그 아픔을 감싸 안고 있으며, 동시대의 고통과 감응하면서 그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치환하고 있는데, 이러한 독특한 서사 방식은 그녀의 시에서만 만날 수 있는 시적 방법론이라고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