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시는 한 시대의 철학이 되었다
우리 인문정신의 뿌리를 간직한 시인 ‘김수영’
철학자 강신주가 김수영의 시를 빌려 이 시대의 서러운 자유를 찾아 떠나다
2012년 대한민국은 과연 자유로운가. 언론사 파업, 총선, 막말 논쟁 등 모든 현재적 쟁점 한가운데 ‘자유’가 비밀스럽게 숨어 있다. 권력이라는 거대 구조가 자유를 누르고 있는 시대. 누가 우리에게 보이지 않는 폭력과 억압에 맞서 싸울 시인의 말을 들려줄 수 있을까. 이 책에서 철학자 강신주는 김수영의 시를 빌려 본격적으로 자기 지향점을 드러낸다. 철학자로서 인문정신이라는 날카로운 잣대를 들이대며 ‘자기 이야기’를 써 내려간 것이다. 시인 김수영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결코 문학비평서가 아니다. 강력한 인문정신의 소유자였던 김수영을 통해 한국 인문학의 뿌리를 찾는 철학서이다. 다시 말해, 1960년대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한 이 땅의 자유와 인문정신에 대한 강신주의 철학적이고 문학적이며 인문적인 고백록이다.
사실 그동안 시인 김수영은 참여 시인이나 모더니스트 시인으로 오랫동안 오해되어 왔다. 그러나 김수영은 시인이자 혁명가였고, 진정한 인문정신의 소유자였다. 이 책은 그를 바로 보고, 곧추세우는 책이다. 자유가 억압되는 순간, 우리는 직감적으로 안다. 인간으로 살기 위해서 이 억압을 벗어나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우리가 김수영을 읽는 것은 곧 자유를 읽는 것이다. 그는 죽는 날까지, 한시도 쉬지 않고 남루한 삶을 직시하고 불화를 일으키며 현실을 극복하고자 애썼다. 그리고 그 모든 고민과 과정을 시로 남겼다. 그는 그렇게, 이 땅에 처음으로 자유를 뿌리 내렸다.
각자의 목소리가 자유롭게 삶을 울릴 때 세상은 온통 시끄럽다. 그런데 우리는 여전히 자유는 방종을 부른다는 교훈 아래, 기득권자의 눈치를 보며 숨죽이고 산다. 김수영의 인문정신을 제대로 읽어 낼 때 우리는 비로소 현실의 억압을 극복하고 자유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우리 사회에 침투하여 자유를 뿌리 내리려는 책이다. 이 책을 시작으로, 그가 내린 뿌리는 거대한 나무가 되어 우리의 두 번째 시인, 세 번째 시인을 낳을 것이라고 강신주는 말한다. 그는 이 책이 자기 자신을 잃고, 자유를 잊은 이들에게 진정 힘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한다. 사람들이 삶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데에 김수영이 등불과 같은 존재가 된다면, 이 책은 그 등불을 찾는 지도 같은 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