벳푸 구석구석 숨어 있는 온천을 찾아
‘온천 명인’에 도전하다
‘제7843대 벳푸 온천 명인’이 된
평범한 회사원의 온천 순례기
연분홍빛 타일, 모락모락 김이 나는 뜨끈한 물, 습기로 뿌옇게 된 창문, 열기에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 뜨거운 물을 한 바가지 가득 떠서 몸에 끼얹는 짜릿한 순간. 그리고 개운한 몸과 마음으로 마시는 고소한 우유 한 모금. 이쯤 생각하니, 온천에 가고 싶어진다. 하지만 막상 ‘온천’이라고 하면 ‘값비싼 료칸에서 대접받고’ ‘호화롭고 돈이 많이 드는’ 등의 이미지 때문에 엄두가 잘 나지 않는다. 또 혼자 가볍게 즐기기보다는 보통 가족 단위로 떠나는 ‘힐링 여행’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런데, 여기 홀로 작정하고 온천에 다녀온 사람이 있다. 그것도 하루에 기본 세 곳, 내키면 열 곳까지 벳푸 구석구석의 숨어 있는 온천을 찾아서 말말이다. 열 곳이라니 하루 입욕비만 해도 엄청날 것 같지만 적게는 100엔, 많게는 2000~3000엔으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을 얻었다고 말한다. 그렇게 많은 온천을 다녀와서 어떻게 되었냐고? 무려 ‘제7843대 벳푸 온천 명인’이 되었다.
“온천에 다녀오기만 하면 명인이 된다니. 게다가, 온천 명인이 되어도 특별할 것이 없다니. 좋아하는 것에 몰두하는 기쁨 이외에는 아무것도 필요 없는 일. 이렇게 완벽한 일이 있을까? 나는 이미 온천 명인이 되고 싶어졌다. 온천 명인의 세계에 급속도로 매료되었다. 결심했다. 온천 명인이 되겠노라고. 그렇게 벳푸 명인을 향한 도전이 시작되었다.”(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