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으로 쫓겨난 사씨를 통해 배우는 ‘권선징악’
서포 김만중은 숙종 15년에 인현왕후가 폐출된 것을 반대하다가 귀양을 가게 된다. 그곳에서 김만중은 많은 이야기를 쓰는데, 그중 [사씨남정기]는 착한 아내 사씨 부인과 간악한 첩인 교씨의 흥미진진한 대립과 갈등을 그린 이야기로 권선징악을 바탕으로 한다. ‘사씨남정기’라는 제목도 사씨 부인이 첩 교씨의 간계에 휘말려 남쪽으로 가기까지의 기록이라는 뜻이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사씨 부인은 시련과 고초를 겪으면서도 선한 의지로 결국 제자리를 찾다.
그동안 이 작품은 주로 부부, 처첩 간의 갈등을 다룬 여성 소설로 알려졌는데, 김만중의 생애와 당시의 역사적인 배경 등을 고려해볼 때 다양한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사씨남정기]의 주인공인 사씨 부인의 극적인 운명은 저자인 김만중 선생이 살았던 시대에 일어난 일인 장희빈과 인현왕후의 이야기를 빗댄 것으로 보기도 한다. 김만중 선생이 이 소설을 쓴 이유가 당시 숙종이 중전인 인현왕후를 폐위하고 장희빈을 새로운 중전으로 맞아들인 사건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하기 위함이었다고 보는 것이다.
구성 면에서도 놀라울 정도로 뛰어난 [사씨남정기]는 이야기 자체가 짜임새 있게 흘러가며 오늘날에 읽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재미있다. 더욱이 이야기 속에서 간간이 중국 고전 작품에 대한 이야기와 일화를 접할 수 있어 더욱 흥미로우며, 주인공들이 얽히고설키며 만들어가는 이야기는 작품 그대로 아주 재미있다. 하지만 작품의 깊은 뜻을 생각하며 읽으면, 조선 여성들의 애환은 물론, 오늘날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들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