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의 화가’, ‘꽃의 화가’로 널리 알려진 베스트셀러 화가 김종학
아버지로서 30여 년간 자녀에게 쓴 편지 그리고 그림들
‘설악의 화가’, ‘꽃의 화가’로 널리 알려진 베스트셀러 화가 김종학이 지난 30여 년간 자녀에게 쓴 편지를 책으로 엮었다. 무명화가이자 무능한 아버지일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벗어나려 화단과 가정을 도망치듯 떨치고 설악산에 자리잡았으나 달라질 것도 없는 현실이 그를 절망하게 했다. 괴로움의 끝에서 차라리 죽으려 설악산을 헤매던 그를 살린 유일한 소망은 자식들에게, 화가였던 아버지를 기억하게 할 ‘백 장의 좋은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다.
차마 바라보며 말할 기회가 없었던 차에 가난에 힘들었던 학창시절,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 동료화가와의 우정, 전업작가의 평범한 하루 일과 등은 아이들에게 글로 전달했다. 일찍 유학을 간 딸에게도 편지 가득 당부와 염려의 말을 담아 보냈다. 일체의 꾸밈없이 투박하게 쓰여진 글은 손수 화선지에 곱게 그린 그림과 어우러져 딸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드러낸다. 미술학도로서 읽었으면 하는 책, 함께 가고 싶은 전람회를 나열하는 대목에서는 장성한 딸에 대한 자랑스러움과 설레임도 나타난다.
긴 시간을 떨어져 지낸 자녀에게 김종학이 편지를 통해 바랬던 건 부모와 자식간의 진정성 있는 소통과 아버지로서 인정받는 것이었다. 자칫 자녀들이 잊고 있을 아버지로서 자신의 자리를 편지를 통해 차츰 넓혀가려고 시도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한 정성으로 김종학 화백은 장성한 자녀들과 평범한 가족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가족애에 관해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