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0년 1월 14일, 정월 대보름 전날이니 '작은 보름' 입니다. 초저녁 낙산 아랫마을에서는 아이들이 집집마다 몰려다니며 제웅을 달라고 소리쳐요. 작은 보름에 짚으로 엮은 인형인 제웅을 내다 버리는 액막이 풍속 때문이지요. 아이들 등쌀에 골목이 소란하네요. 이튿날 새벽, 종각의 종소리가 33번 울려 퍼집니다. 한양의 하루가 시작되었어요. 한양 도성 안에는 전국에서 추위를 뚫고 걸어온 장사꾼들이 모이고, 관청들이 늘어선 육조거리에는 관리들이 하나둘 모여듭니다. 경희궁에서는 일흔일곱 살 늙은 임금 영조가 나랏일을 보느라 바쁘군요. 오늘 밤, 대보름 둥근달이 둥실 떠오르면 한양 사람들이 모두 거리로 나설꺼에요. 개천가에는 밤새도록 다리밟기 하는 사람들로 행렬이 끊이지 않겠지요.
『한양 1770년』은 조선 왕조의 문물이 화려하게 꽃을 피운 영조 46년, 활기 넘치는 도시 한양의 대보름을 담은 그림책입니다. 구중궁궐 속 임금부터 개천 다리 밑 거지까지 한양의 골목골목을 돌면서 우리들은 한양 도성의 구석구석과 사람살이를 구경할 수 있습니다. 또한 조선 후기 사회 현상, 서민 문화의 발달로 대표되는 조선 후기의 다양한 문화 현상, 액막이 풍속, 개천 다리밟기 등 우리 고유의 풍속도 빠짐없이 살펴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