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은 공동체의 구체적인 헌법현실을 파악하여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핵심으로 하는 헌법가치를 구현하고 헌법질서를 수호하는 여정이다. 공동체 구성원의 실천적 삶은 구체적 헌법현실과 공동체의 가치에 구속된다. 헌법재판은 헌법가치와 이념을 단순히 선언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구성원의 실천적 삶 속에서 헌법가치와 이념을 구현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헌법재판은 헌법가치와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공동체의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역사적 가치와 맥락을 파악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야 한다. 공동체의 헌법현실에 대한 고민이 없는 헌법재판은 헌법질서와 공동체의 가치를 훼손하고, 건강한 공동체를 형성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으며, 사회통합에 역행할 수 있다.
그러나 헌법재판은 헌법현실을 보존하고 공동체의 가치를 유지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경험적 한계를 인정하고 그 한계를 극복하여, 인류가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를 지향해야 한다. 헌법재판에서 헌법현실과 공동체의 가치에 대해 고려하는 것은 개인의 기본권을 제약하는 구실이 아니라, 공동체 구성원 모두의 존엄과 가치가 실현되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인간의 존엄과 가치는 인류가 지향하는 궁극적 가치이므로, 헌법현실과 공동체의 가치를 평가하고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 인간의 존엄과 가치는 공동체 구성원의 실천적 삶 속에서 가치의 충돌을 해소하고 가치의 조화를 도모하여 건강한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게 하며, 그 본질적 내용이 된다.
헌법재판은 공동체의 특수성을 고려하면서도 인간의 존엄과 가치의 실현을 추구해야 한다. 헌법재판은 무엇이 인류가 지향하여야 할 공법이고 무엇이 공동체가 실현해야 할 정의인지, 무엇이 인간에 대한 사랑이고 무엇이 공동체 구성원의 인권인지, 무엇이 인간에 대한 믿음이고 무엇이 공동체의 신뢰인지를 숙려하여야 한다. 헌법재판은 이런 숙려 아래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핵심으로 하는 헌법가치를 구현하고 헌법질서를 수호하면서 인류가 지향하는 공공선과 공통가치를 실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