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블랙유머로 무장한 카우보이 누아르
북미 문학계를 대표하는 차세대 작가 패트릭 드윗의 장편소설. 캐나다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총독문학상을 포함해 4개 상을 수상했고, 2018년 자크 오디아르 감독의 영화로 제작되어 제75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은사자상을 수상했다. 서부개척시대의 인간군상을 풍자적인 필치로 그려내며, 폭력과 유머가 공존하는 매 장면마다 영화를 보는 듯 경쾌한 리듬이 독자를 사로잡는다. 『시스터스 브라더스』는 카우보이모자와 권총, 황야의 결투, 도덕보다 돈이 앞서는 무법지대, 말을 타고 나아가는 고독한 여정 등 웨스턴 장르의 소재와 공식을 충실히 담아내는 한편, 현대적인 블랙유머가 돋보이는 대사와 다층적인 인물 묘사로 입체감을 더한다. 정의로운 해결자 대신 살인과 폭행을 일삼는 악당을 화자로 내세운 피카레스크 소설이지만 장르의 전형성과는 거리가 멀다. 험상궂은 겉모습에 어울리지 않게 감상적이고, 하는 짓은 무자비할지라도 나름의 윤리관에 따라 행동하며, 사색적이다 못해 때로 과할 만큼 로맨틱해지는 일라이는 자칫 좌충우돌 모험담으로 흐를 수 있는 이야기의 감정선을 효과적으로 끌고 간다. 사소한 일로 티격태격하면서도 위기가 닥치면 더없이 끈끈해지는 형제의 관계는 페이소스 넘치는 소극을 보는 듯하고, 금전적 이해관계로 쫓고 쫓기던 이들이 모종의 이유로 서로 의기투합하는 장면은 아이러니한 웃음을 이끌어낸다. 서부극에서 찾아보기 힘든 전개로 색다른 여운을 남기는 결말 역시 패트릭 드윗이 단순한 스토리텔링을 넘어 완급 조절에 능한 이야기꾼임을 보여준다. 일라이가 막연하게 찾아헤매던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줄 것은 명성도 부도 아니었으니, 피비린내 나고 모래가 씹히는 듯한 삭막한 여정을 함께한 독자들은 마지막에 이르러 강바닥의 사금처럼 반짝이는 인생의 진리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