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진실은 나를 돌처럼 짓누르는 굴착기였다.
“당신을 소유하고 싶습니다.”
헤르난, 그가 나를 알아보지 못한 채 낯선 사람처럼 웃었다.
차갑고 서늘한. 전혀 다른 모습으로.
“사랑? 사랑 따위일 리 없지 않습니까.”
그의 얼굴이 내려앉은 곳은 입술이 아닌 더 위.
부드러운 머리칼이 귀를 스치고 지나갔다.
“그것이 얼마나 하찮고 순간뿐인 감정인데.”
서늘하고 낯선 감각에 놀라 몸을 움찔하고 떨었다.
고개를 든 헤르난이 날 가둔 채 속삭였다.
“하지만 당신을 갖고 싶은 욕심은 사랑이 아닙니까?
사랑은 욕망하는 것이니까.”
그가 내 손목에 입을 맞췄다.
“그러니 오히려, ‘사랑’은 이쪽이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