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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의교집, 초옥 이야기
글쓴이
박희병,정길수 공저
출판사
돌베개
출판일
2019년 3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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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분야소설/시/희곡
조선 시대, 가장 파격적인 여성 초옥

『포의교집』(布衣交集)의 여주인공 초옥(楚玉)은 한국 고전소설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 만큼 파격적인 인물이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초옥을 ‘남성 지배 체제에 맞서는 반열녀(反烈女)’, ‘정절 윤리의 질곡을 벗어나 자신의 성적 주체성을 실현하려는 여주인공’ 등으로 규정해 왔다.

이 소설의 남주인공 이생(李生)은 초옥을 사모하게 된 뒤 남몰래 초옥을 ‘양파’(楊婆: 양씨 할멈)라고 칭했고, 이후 초옥의 외모에 반한, 이생의 주변 인물 모두가 초옥을 ‘양파’라는 별명으로 불렀다. 이생과 그 주변 인물에게 초옥은 ‘양파’라는 별명으로만 일컬어져야 하는 은밀한 욕망의 대상이었다. 그들 자신도 젊은 유부녀 초옥을 탐하고 화젯거리로 삼는 것이 떳떳하지 못한 일인 줄 잘 알고 있었다. 작자 또한 초옥을 시종일관 진지한 시선으로 바라보지 못했다는 점은 작품 속에 삽입된 초옥의 시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작품 곳곳에서 초옥의 탁월한 시재가 강조되었으나 초옥이 지었다는 시 중 3분의 2가량이 허난설헌(許蘭雪軒) 등 타인의 작품을 그대로 옮기거나 일부 구절을 고쳐 옮긴 것이며, 초옥이 자신의 진정(眞情)을 절절하게 토로하는 편지마저 유명한 시구를 모아 내용의 대부분을 채운 것이다. 이러한 작자의 희작(戱作) 성향은 향후 초옥의 문제 제기를 진지하게 이해하는 데 방해 요소로 작용한다.

초옥을 바라보는 작자의 시선은 작품 중반부에 이르러 큰 변화를 보인다. 과거를 앞둔 이생이 산사에서 선비들과 어울려 글을 읽던 사이 초옥의 남편이 아내의 불륜을 알아차린 것이 사건의 발단이다. 칼부림이 벌어져 초옥이 크게 다쳤으나 초옥은 조금의 뉘우침도 없이 행랑 여자들에게 공공연히 이생을 향한 일편단심을 알렸다. 폭력 사태 이후 거동이 어려워 일절 단장을 하지 않던 초옥은 이생이 산사에서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남편 앞에서 거울을 보고 화장을 해서 또 한 번 남편의 분노를 샀다. 그러나 초옥은 남편의 폭력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남편의 폭력으로 받은 고통쯤이야 이생과 헤어질 때 마음 아팠던 데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이 초옥의 생각이다. 이생과 초옥의 만남을 주선했던 당파(堂婆)조차 초옥을 ‘겁 없는 아이’라 힐난하고 초옥의 남편을 두둔할 정도로 초옥의 언행은 매우 당혹스러운 것이었다. 어느 날 새벽 자신의 방으로 이생을 들였다가 시아버지에게 발각되고도 초옥은 태연자약했다. 당연히 이생이 걱정했지만 초옥은 자신과 이생의 관계를 온 동네가 다 아는데 무슨 걱정할 일이 있느냐는 태도다. 초옥의 남편이 또 한 번 무지막지한 폭력을 휘두르자 초옥은 몇 차례나 자결을 시도했다. 초옥은 믿었던 이생이 자신과 중약(仲約)의 만남을 주선하려 할 때까지 두려움 없는 사랑을 굳게 지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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