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혼란해지면, 그릇된 말을 지어내는 자들이 반드시 있다. 병통이 깊으면, 지식인들이 제 구실을 못하고 도리어 그릇된 짓을 앞서 한다. 권력을 쥔 자들의 횡포에 장단을 맞추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맹자가 말한 사단, 즉 측은지심, 수오지심, 사양시심, 시비지심을 지니고 있는 것은 오히려 시민들이다. 사단은 힘들여 얻는 것이 아니라, 이미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마음속에 지니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탐욕과 권력에 눈멀지 않은 시민들이야말로, 바로 상식의 시대를 열어나갈 수 있다.
맹자의 직설적이고 거친 논법이 결국 사람의 선한 마음과 상식으로 흘러들어가는 것은 그래서 흥미롭다. 전란과 혼란의 시대가 부른 선각자였던 맹자. 그는 시대의 아픔을 느끼고 그 시대의 소명을 받아들여, 당당하고 호기롭게 제후들을 만나 칼날보다 날카로운 말을 읊었다. 하지만 선각자는 대체로 대접을 받지 못한다. 시대를 앞서기 때문이다. 맹자는 그 시대 사람들보다 더 깊이 보고 더 멀리 내다보았다. 『맹자독설』이 비춰주는 등불을 따라가다 보면, 맹자의 깊고 넓은 사상 속에서 상식의 시대가 조금씩 열리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