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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늘
글쓴이
안정효 저
출판사
나남
출판일
2012년 5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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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안정효

서강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코리아헤럴드』와 『코리아타임스』 기자를 거쳐 한국브리태니커 편집부장을 지냈다. 1975년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을 시작으로 130여 권을 번역했고, 1982년 존 업다이크의 『토끼는 부자다』로 제1회 한국번역문학상을 받았다. 1977년 수필 『한 마리의 소시민』을 발표했고, 1985년 장편소설 『하얀 전쟁』으로 등단해, 『할리우드 키드의 생애』, 『가을바다 사람들』, 『은마는 오지 않는다』 등을 선보였다. 영문판 『하얀 전쟁』과 『은마는 오지 않는다』가 각각 1989년과 1990년 『뉴욕 타임스』 추천 도서로 선정됐고, 그 외에 덴마크, 일본, 독일에서도 번역 출간됐다. 1992년 『악부전』으로 김유정 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가 겸 번역가 안정효는 2023년 향년 82세로 별세했다.

책 소개

분야소설/시/희곡
안정효의 신작. 나락에 빠지는 두 사람의 심리변화와, 상처를 주고받는 대화를 심도있게 전개하여 독자를 휘감는다. 이 작품이 통속 연애물과 다른 점은 두 주인공이 낭만적인 사랑놀음에 빠져 현실과 아웅다웅하는 게 아니라는 데 있다. 소설이 내어놓은 길을 따라가다 보면 그들이 줄곧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타인을 이용하고 있다는 느낌이 온다. 그들에게 외부 상황은 자신이 전혀 바꿀 수 없는 거대한 타인이다(부모의 사고, 갑부 양아버지, 예측할 수 없는 인연, 태어나기 전부터 존재하는 결혼제도). 그래서 그들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 자기 안에 스스로 갇힌다. 주로 ‘도피’나 ‘자학’으로 주어진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그 때문에 주인공들은 더욱 큰 고통으로 빠져들고, 그런 스스로를 반성하며 실시간으로 지켜보기까지 한다. 이것이 저자가 말하는 인간의 ‘미늘’이 아니겠는가.

바다낚시에 대한 질박한 묘사도 빼놓을 수 없다. 낚시란 몇 시간이고 낚시터 계단에 퍼질러 앉아 무료하게 물을 쳐다보면서 상념하는 평화로운 여가 활동이라고 생각해 왔었다. 그런데 소설에 나오는 바다낚시는 살갗을 찢는 바윗돌과 종잡을 수 없이 거센 바람, 미친 파도의 틈바구니에서 펄떡이는 생명과 승부하는 짜릿하고 으스스한 어떤 것이었다. 이 소재는 구찬과 수미, 한 전무의 심리 묘사와 절묘하게 섞이면서 정서적 상승작용을 일으킨다.

『미늘』은 소설에서 묘사가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가를 새삼 드러낸다. 정경 묘사는 독자가 앉은 자리를 순식간에 파도치는 돌바위 위로 바꾼다. 사소한 말 속에 품은 뜻을 상세히 읽고 나면 그 심리적 변화들이 손에 잡힐 듯 느껴진다. 낚시 장면에서는 거친 파도 밑에서 미늘에 걸려 안간힘으로 뻗대는 감생이의 심장 소리가 들린다. 책을 다 읽고 나면, 그 고동소리가 내 가슴에서도 나고 있음을 흠칫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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