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명아 교수의 저서인 『무한히 정치적인 외로움』은 1980년대에서 2000년대까지 지난 20여 년간의 변화와 낙차를 살펴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저자는 슬픔, 외로움, 사랑, 위기감, 불안 등 정념의 키워드들을 통해 영화, 소설, 드라마 등 다양한 문화들을 넘나들며 조망한다. 더불어서 시대를 초월한 여성 문인들의 삶과 작품들을 새롭게 조명하며 지난 20여 년간 한국 사회에서의 ‘정치적인 것’을 둘러싼 변화를 통합적이며 힘 있게 그려내고 있다.
저자는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가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는 ‘육친적 친밀성’으로 만들어진 가족이라는 “익숙한 공동체”로 귀환하려는 욕망이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이런 귀환은 성적 소수자를 비롯하여 입양 등 비육친적 친밀성으로 구성되는 ‘새로운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배제하는 효과가 있으며, 낯선 타자들처럼 비육친적인 대상들에 대한 느낌들이 배제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문제적이라고 말한다.
또한 이 책은 정치적인 것과 관련하여 지난 20여 년간의 변화에 대해 주요하게 관심을 두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1980년대가 정치적인 것에 대한 파토스(정념, pathos)로 충만한 시대로 간주된다면, 신자유주의 시대로 진입하면서 정치적인 것에 대한 아파지(무관심, apathy)가 가장 중요한 시대의 징후로 간주된다는 것이 이 책의 주요 논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