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와 고궁에 담긴 상징을 상상의 세계로 끄집어낸 판타지 동화
연두에게 닥쳐온 뜻밖의 모험, 그 끝에서 발견한 ‘마음의 힘’
삭막한 도시 안에서 종묘와 고궁들이 품고 있는 상징과 작가의 상상력이 버무려진 판타지 동화랍니다. 평범한 열두 살 소녀 연두가 종묘를 통해 들어간 신들의 세계인 ‘푸른 결계’에서 겪게 되는 기이한 모험을 중심으로 종묘와 고궁에 숨겨진 이야기들이 흥미롭게 펼쳐지고 있어요. 작가 김종렬은 평소 종묘에서 창덕궁, 경복궁으로 이어지는 길을 자주 오갔다고 합니다.
그런데 유독 종묘 안에 들어가면 마치 다른 세계에 들어온 듯 신성한 느낌을 받았다고 해요. 그 느낌이 오랫동안 가슴속에서 맴돌다가 ‘이야기’로 터져 나온 것이지요. 무엇보다도 고궁과 종묘가 사람들에게 점점 잊혀 가는 것이 안타까웠던 작가의 마음이 작품 곳곳에 녹아 있습니다.『길모퉁이 행운 돼지』『해바라기 마을의 거대 바위』등과 같은 전작에 이어, 일상의 이야기를 날카롭고도 낯선 시각으로 바라보며 실감 나는 판타지로 풀어내는 작가 김종렬만의 장점이 이 작품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푸른 결계’는 분명 판타지 세계이지만 마치 우리 현실 속에 정말로 존재하고 있을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연두가 ‘푸른 결계’ 안에서 만나는 신들도 오랜 옛날부터 우리 곁에서 살아 온 수호신들입니다. 동서남북을 지키는 백호, 주작, 청룡, 현무를 비롯해 열두 띠 동물인 십이지와 상상의 동물 해치가 그 중심에 있습니다. 작가는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종묘와 고궁에 담긴 상징에 생명을 불어넣어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되살려 냈습니다. 또한 화가 백대승은 환상적인 색감의 일러스트에 다양한 콜라주 기법을 더해서 현대적인 것과 전통적인 것이 절묘하게 뒤섞인 작품에 힘을 실어 주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