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속의 씨앗』은 제2차 세계대전의 역사를 온몸으로 지나온 전 무장친위대 대원 헤르베르트 브루네거의 수기이다. 겨우 15세의 나이에 토텐코프 사단에 지원하면서 시작된 무장친위대 생활을 소련군 포로로 끝마친 저자는, 어쩌면 상기시키고 싶지 않았을 본인의 기억을 자세히 써내려간다. 저자는 ‘스스로의 진실’에 충실한다는 원칙에 따라 자기가 목격한 친위대의 범죄와 부정적 측면들을 솔직히 밝힌다. 이는 맞서 싸웠던 소련군의 그에 못지않은 행위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이 책은 그렇게 차례차례 죽어가는 전우를 보며, 서로의 증오를 부추길 뿐인 계속된 공방전을 겪으며, 생사를 넘나드는 격전지에서 살아남은 한 병사의 잊지 못할 고백이다.
군사전문가와 역사학자들이 쓴 기존의 전쟁사와는 달리 「폭풍 속의 씨앗」은 전장의 현실 자체에 집중한 이야기라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게다가 참고자료로 수록된 전쟁 당시의 사진들, 포화 속을 누비며 일상을 틈틈이 수첩에 기록하는 본문 속 저자의 모습 등은 이 책의 저자가 풀어내는 이야기의 사실성을 더 돋보이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