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과 불황의 두 얼굴
경제위기의 진실, 그리고 음모의 시작
20세기 말 미국의 유래 없는 대호황의 끝에서 일어난 스톡옵션 광풍, 벤처 붐, 통신주 붐 그리고 엔론 및 월드컴과 같은 회계부정 사건 등, 거품이 터지는 과정을 상세히 묘사하고 있는 책이다. 인간의 탐욕이 어떻게 주주중심주의라는 탈을 쓰고, 회계부정을 저지르며,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쳤는가에 대해서 날카롭게 분석하고 있다. 책은 10년 전 시작된 미국의 눈먼 호황에서부터 금융 거품이 터지는 과정을 리얼 다큐멘터리처럼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규제정책을 만들어낸 정부, 열광의 씨앗을 뿌린 닷컴기업, 대중의 광기를 유도하고 전파한 증권사와 언론, 호황의 주역이자 최대 피해자인 투자자들…. 이들이 거미줄처럼 엮여 만들어낸 눈먼 호황과 금융위기의 경악스러운 진실이 낱낱이 공개된다.
거품이 그 참혹했던 잔해를 남기며 꺼져가고 있는 지금,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지금의 상황을 데자뷰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신경제 정책을 추진한 작은 정부의 실패, 시장이 시장을 제어할 수 있다는 착각, 투자은행 스스로가 주식시장에 뛰어들어 자신들을 방어하는 아이러니, 지금의 이 모든 상황이 10년 전 그때와 너무 흡사하다. 10년도 지나지 않아 같은 실수를 두 번이나 해버린 미국, 그리고 이 사실을 알아채지 못하는 사람들. 이 유동성의 위기를 또 다시 과잉 유동성으로밖에 막을 수 없는 아이러니컬한 상황이다. 이 책이 던져주는 메시지를 예사롭게 넘길 수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