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외면했던 또 다른 혁명의 주인공,
사형집행관의 실화
루이 16세, 마리 앙투아네트, 로베스피에르, 당통…. 프랑스혁명을 대표하는 이 인물들이 모두 단두대에서 생을 마쳤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프랑스의 절대왕정을 무너뜨리고 들어선 혁명정부는 1년이 채 안 되는 공포정치 기간 동안 1만 7000여 명을 단두대에서 처형했으며, 그러한 살육극의 종결조차도 독재자인 로베스피에르가 단두대에 오름으로써 비로소 끝날 수 있었다. 여기에 왕과 왕비, 유력한 종교 지도자와 혁명 지도자들의 목을 일제히 떨어뜨린 사형집행인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인류 역사상 가장 유명한 사형집행인 샤를 앙리 상송이다.
실존 인물인 샤를 앙리 상송은 국내에서는 생소하지만 유럽에서는 이미 프랑스의 대문호 발자크가 그의 일대기를 책으로 썼을 정도로 유명한 인물이며, 미셸 푸코는 대표작 『감시와 처벌』의 도입부에 루이 15세의 암살 미수사건의 범인 다미앵의 처형장면을 묘사하면서 그 처형집행인의 이름으로 상송을 언급하기도 하였다. 이 책은 자유와 평등에 대한 열기와 서슬 퍼런 처형의 공포가 공존했던 프랑스혁명기에 저주 받은 처형인의 운명을 타고난 한 남자의 운명을 축으로 거대한 세계사적 전환기를 서술한, 놀랍고도 생생한 역사 논픽션이다.
특히 책에는 원서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다수의 회화와 판화, 삽화가 수록되어 격변하는 혁명기 당시의 사회 분위기를 시각적으로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 프랑스 파리의 카나발레 미술관을 비롯하여 베르사유, 리옹 등의 주요 박물관과 미술관에 소장된 거장들의 명화를 중심으로, 바렌 도피사건이 발각되어 파리로 송환되는 국왕 일가의 모습, 바스티유 함락사건, 튈르리 왕궁의 탈환사건, 루이 16세와 마리 앙투아네트의 처형 장면 등 혁명기의 굵직한 사건을 묘사한 그림들과 루이 16세, 마리 앙투아네트, 로베스피에르, 생 쥐스트 등 혁명의 주역들이 초상화로 본문 곳곳에 소개되어 있어 역사적 사실감을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