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 프리즘,
한국문학을 읽는 새로운 기준
여성혐오, 소수자혐오, 순문학주의, 계몽주의, 세계문학상 집착
한국문학(장)을 떠받쳐온 관성과 폐습에 맞서,
우리 세대의 ‘정치적 취향’을 탐구할 권리
「퇴행의 시대와 ‘K문학/비평’의 종말」이라는 글로 한국문학계와 인문학계 전반에 큰 반향을 일으키며 활약해온 문학연구자 오혜진의 첫 단독 저작. 당시 그는 2015년 신경숙 표절 사건을 한국문학비평계의 낡은 교양과 감수성이 집합적으로 드러난 계기로 사유해야 한다고 역설한 바 있다. 이는 단순히 비평의 권위를 회복함으로써 한국문학(장)을 정화할 수 있다고 본 당시 ‘문학권력 비판론자’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었다. ‘문단권력/문학권력’을 격렬히 비판한 논자들조차 한국사회의 급변하는 사회문화적 조건을 포착하지 못한 채 20세기적 계몽주의 프레임을 답습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학권력 비판론자들조차 기민하게 의식하지 못한 그 ‘변화’란 새로운 문학주체, 독자층의 출현이다. 젊은 여성 독자를 주축으로 형성된 이들 문학주체는 페미니즘을 비롯한 소수자정치가 부상하는 맥락에서 강력하게 등장했다.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 ‘OO계_내_성폭력’, ‘#MeTOO 운동’, ‘#나는 페미니스트다’ 선언, 낙태죄 폐지를 외친 ‘검은 시위’와 같은 일련의 사태를 겪으며 소수자운동/문화의 경험을 축적한 이들은 한국문학(장)의 견고한 남성중심주의, 여성혐오 및 소수자혐오 경향에 이의를 제기해왔다. 이로 인해 한국문학이 자부해온 ‘보통 사람들의 민주주의’는 모조리 심문되는 중이다.
『지극히 문학적인 취향』은 한국문학(장)에서 감지되는 바로 그 퇴행의 징후들을 예리하게 포착하고, 페미니즘과 소수자정치에 입각해 한국문학의 새로운 기준을 모색한 결과물이다. 소설을 비롯해 극영화, 다큐멘터리, 웹툰 등의 디지털 매체를 가로지르는 이 비평들을 통해 우리는 문학(성) 자체를 끊임없이 갱신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