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의 역사는 곧 말과 글의 역사다!
노무현 대통령은 논리적인 사람이었다. 그의 말에는 투지가 들끓었고, 그의 글은 날카로웠다. 전업작가의 매끄러운 문장과는 다른, 현장의 냄새가 났다. 대통령으로서 노무현은 특히 언행으로 인한 문제가 많았다. 다듬어지지 않은 문장, 익숙한 공식에 들어맞지 않는 언행, 우리는 새로운 유형의 대통령을 만난 것이다. 재임 시절, 언행을 문제 삼던 당시의 뉴스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방송 뉴스를 봤더니 대통령이 말이 많다고 합니다. 저더러 말을 줄이라고 합니다. 독재자는 힘으로 통치하고 민주주의 지도자는 말로써 정치를 합니다. 제왕은 말이 필요 없고, 권력과 위엄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말 못하는 지도자는 절대로 지도자가 될 수 없습니다. 전 세계 민주국가의 지도자 가운데 말하지 않는 지도자가 어디 있습니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엄청나게 말을 많이 했고,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국회의사당에 나와 야당 지도자와 토론하고 치고받고 반박하고 비꼬는 말을 했습니다. 제가 (2002년 대통령) 선거 때 말 못하게 했으면 어떻게 대통령이 되었겠습니까. 대통령에 당선된 날 입을 딱 다물어 버리라는 것입니까. 말이 안 되는 얘기입니다. 대통령이 가진 (통치) 수단 가운데 중요한 것은 인사권과 말입니다. _『노무현 1946~2009』 2006. 12. 28. 중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특히 연설을 잘했다. 연단에 선 노 대통령의 모습은 투사였다. 정제되지 않았지만 귀에 쏙쏙 박히는, 국민들에게 쉽고 정확하게 모든 사안들을 설명했다. 한일관계 담화문 첫 문장이 “독도는 우리 땅입니다!”, 가슴 뛰게 하는 이 한마디가 그날 연설의 제일 첫줄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초선 국회의원 시절 대정부 질의는 그야말로 노무현이라는 인간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대정부 질의문 중 두 부분을 소개한다.
“니네들 자식 데려다가 죽이란 말이야!” 초선 의원이 정부 부처의 장관과 다선 국회의원들이 수두룩 앉아 있는 그 자리에서, 조금의 기죽음도 없이 내지르는 기백이다. 이 글은 당시 녹음된 음성과 함께 들어보길 권한다. 이 책에는 노무현 대통령의 말과 글의 역사가 담겨 있다. 살아생전에 수많은 말을 남겼지만, 그중에서 특히 ‘노무현’다움을 보여주는 것만을 선별했다. 노무현의 정신을 뚜렷이 보여주는 것들로만 모았다. 이 책의 모든 글이 노무현이다. 노무현을 안다는 사람도 그의 글을 정독해본 경험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글을 통해, 말을 통해 노무현을 알아보자. 이 땅의 평화와 진보를 염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