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하고 잘 모르겠는 나의 인생,
여러 주인공과 다양한 음식이 인생의 맛들을 선보인다
주어진 환경에 습관처럼 사는 우리는 ‘오늘의 결’을 의식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날이 허다하다. 그래서 종종 자신을 잃어버리거나, 자기 삶이 어떤지 잘 모를 때가 있다. 이처럼 의식하지 못하거나 잘 모르겠는 내 인생이『오늘은 무슨 맛』이라는 소설집에서는 생생하게 살아서 움직이는 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맛을 테마로 십대의 삶을 그린『오늘은 무슨 맛』은 싸한 맥주, 달콤한 달고나, 쓴 커피 등 정확한 맛을 내는 음식들이 복잡다단한 삶과 어우러져 다양한 인생을 맛보인다.
규율에서 좀 벗어났다는 이유로 문제아 취급하는 사회를 비판하며, 미숙했던 삶을 쌉싸래하게 표현한 「좀 놀던 오빠, 좀 노는 언니」, 시험 점수 하나에 낙오자가 된 것 같은 갑갑한 삶을 쓴맛과 밋밋함으로 표현한 「수호천사와 인생의 맛」, 베이킹소다의 양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달고나를 통해 첫사랑의 달콤함과 아픔을 드러낸 「오후 4시, 달고나」, 청소년기의 성장통을 초현실적인 공포와 쓰디쓴 커피로 표현한 「노스탤지어」, 좌절한 형제가 따뜻한 고기국수로 삶을 달래고 노동을 하며 삶의 활력을 찾는 「맨도롱 또똣」, 비릿한 바다 내음을 풍기며 이야기를 들려주는 생선 장수, 샘지 아줌마와 이야기를 기다리는 산속 소녀의 모습이 담긴 「상어를 기다리며」까지. 작품들에 나오는 쌉싸래한 맥주, 쓰디쓴 커피, 짭조름한 고등어 같은 음식에는 주인공 삶과 심리가 녹아들어 있다. 그래서 슬픔, 기쁨, 무서움, 달콤함, 희망, 좌절 같은 인생의 감정들이 더욱더 진하게 드러난다. 음식처럼 냄새와 느낌을 풍기는 감정의 만찬 앞에서 독자는 자신을 이끄는 진솔한 감정을 보고, 느끼고, 맛본다. 자신의 진짜 감정을 맛본 순간, 희미했던 인생이 선명하게 드러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