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에 반反하는 건축
공간에 반惑하는 건축
시인이자 건축가, 건축평론가로 잘 알려진 함성호가 건축을 인문학적 관점으로 바라보았다. 함성호의 공식 직함은 시인, 건축가, 건축평론가이다. 이밖에도 그림과 미술비평, 만화와 만화비평, 영화비평, 전시 및 공연기획자 등 세상에 없는 직업까지 들쑤시고 다니지만, 본인은 정작 ‘한 우물을 팠다’고 말한다(열심히 파다 보니 여러 ‘지층’이 나왔다는 것).
저자가 1998년 건축 사무실을 연 이후 10여 년간 자신의 건축 이론을 무두질해가며 “칼을 갈듯이” 쓴 글들을 모아 엮은 것이다. 따라서 혼종과 잡종의 시대에 이른 오늘날 건축에 대한 저자의 진지한 비판적 분석뿐만 아니라, ‘늘 새로우며, 낯설고, 항상 전위에 있는’ ‘진정한 의미’의 건축 예술을 꿈꾸는 그의 마음결마저 녹아 있다.
건축가 함성호가 말하는 ‘반(反)하는 건축’이란 무엇인가? 여기서 반(反)은 당연히 강한 부정의 의미이다. 「책머리에」에서 밝히고 있듯, 저자는 이 책에서 건축에 담긴 “어떤 내밀한 욕망과 사회적 담론”을 밝혀내고 있다. 그는 실재하는 건축보다 그 거울 현실의 건축(“다르게 실재하는 건축”)을 분석해나가며, 건축을 지배하고 있는 사회ㆍ문화적 지배 이데올로기를 짚어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