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문예지에 활발하게 신작시를 발표해온 이인철 시인이 등단 10년 만에 펴낸 첫 시집.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자신의 젊은 날에 겪은 아픔과 상처를 오롯이 담아내는 한편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에 대한 아련하면서도 애틋한 그리움의 보따리를 하나 하나 풀어놓는다. 시인은 자신이 머물렀던 어둡고 암울하기만 했던, 가난한 슬픔이 가득하던 그 시절을 애써 기억 속에서 지워버리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난 순간들을 하나하나 반추하면서 잃어버린 세계를 더 소중히, 깊이 감싸안으려는 의지를 굳건하게 보여준다.
시집 전반부는 그에게 감옥이자 병원이었고 자유를 박탈당한 군대 경험의 기억에서 비롯된다. 치밀하게 편제된 권력장치, 폭력과 억압, 유폐와 갇힘, 고통으로 인한 모순 등 어두운 삶의 형상과 맞서면서도 그의 상상력은 다양한 은유와 상징으로 빛난다. 한편으로 그는 현실적 가난과 정신적 결핍으로 가득했던 기억을 끄집어내어 아름다운 서정시로 써내려간다. 그것은 곧 절박하고도 분명한 존재 확인의 순간이자 새로운 희망으로 나아가는 발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