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당신도 지금보다 10배 빨리 책을 읽는다>를 발견했을 때 구입하자고 마음먹고 내 손에 받을 때까지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책을 소개한 글을 대충 훑어보다가 내가 알아야 할 내용을 담고 있는 걸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책을 빠르게 보는 방법을 아주 간단 명료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하루 10분이라도 꾸준히 훈련하라고 지침을 준다. 내게 필요했던 꾸준함. 방법을 알고 꾸준히 훈련만 하면 읽는 속도는 좋아진다. 그런데 그 방법이란 게 읽는다는 개념과 조금 다르다. 읽고 이해하는 게 아니라 보면서 이해한다는 게 핵심이다. 이런 독서법을 처음 대하는 독자라면 약간 다르게 책을 읽는 방법에 접근하는 좋은 기회가 될 거란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 내가 분명하게 개념을 잡은 것 중 하나는 읽는 것과 이해하는 것은 다르다는 사실이다. 속독 훈련은 글자를 빠르게 보는 훈련으로 시작한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보는 것과 이해하는 것은 별개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것. 일단 빠르게 글자나 문장을 '보는' 훈련부터 시작한다. 빠르게 보는 훈련을 하고 나서 그 다음 본 것을 '이해'하는 훈련으로 넘어간다. 이 책이 훌륭하다고 생각했던 건 이 부분 때문이다. 속독 훈련을 하면서 의아했던 부분이기 때문이다. 빠르게 보는 훈련은 되는데 보고 난 후 내용이 생각이 안 나는 게 문제였다. 한 줄, 혹은 두 세 문장을 눈으로 볼 수 있어도 내용이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보는 훈련법과 이해하는 훈련법을 따로 두고 있다. 빨리 보고 순간적으로 인식하는 훈련법이 바로 그것이다.

사람은 두뇌의 극히 일부만을 사용하며 일상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뇌를 활성화한다는 것은 평소에 거의 사용하지 않는, 두뇌의 잠재능력을 이끌어낸다는 의미입니다. 그 힘을 아주 조금 보태는 것만으로도 속독에는 큰 도움이 됩니다._(p.168)

뇌가소성이란 말이 있다. 몸을 단련하듯이 뇌도 훈련하면 바뀐다는 믿음으로 뇌기능을 향상 시키려고 무척 노력하고 있다. 나이들수록 몸의 기능이 노화되는 것을 막아보겠다는 안간힘이 아닐까 싶다. 내가 이 책을 선택한 것은 우리가 사용하지 않는 뇌의 영역을 활성화해서 속독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훈련하는 방법은 책에 이미 소개가 되어있고 나는 그저 이것을 의식적으로 실천해내기만 하면 될 일이다. 속독을 목표로 하기보다 나의 뇌가 가진 잠재력을 깨운다는 생각으로 한다면 꾸준히 해낼 것 같다. 훈련의 결과 지금보다 더 빨리 책을 보게 되면 그냥 부수적인 결과로 생각하기로 했다. 빨리 읽는 것에 대한 조바심을 내려놓기로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