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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사람의 조선여행
글쓴이
규장각한국학연구원 편
출판사
글항아리
출판일
2012년 7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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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분야역사
식민지 시기의 ‘소풍’부터 식민지 지식인의 ‘경성 산책’까지
오백 년 조선, 한말 사람들의 여행기


규장각한국학연구원에서 펴내는 총서의 일곱 번째 권. 『조선 사람의 조선여행』은 조선인들이 자신의 강토를 다니면서 경험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비록 ‘여행’을 앞세웠지만, 여기서 다뤄지는 이야기는 즐거운 마음으로 다른 고장을 돌아보는 일상적 여행 범주에 들지 않는 이야기도 여럿 있다. 방 안에 앉아서 그림과 글로 다른 곳을 여행하는 와유臥遊와 나라로부터 죄를 얻어 가족과 직업으로부터 벗어나 먼 곳에 처해졌던 유배, 그리고 지방 행정을 정찰하러 가는 암행어사의 길도 여행길로 보고 있다. 책은 지금껏 익숙한 때나 장소와는 다른 시공간을 경험하는 것으로 여행을 넓게 정의하고, 이를 통해 과거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고 그 여행이 벌어진 시대의 역사를 돌아보며, 나아가서는 오늘날 우리 삶에 도움이 될 만한 지혜를 얻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책에서 다루는 주제는 열세 가지다. 첫 이야기들은 시대적인 색채가 그리 강하게 배어 있지 않는 주제들이다. 발로 직접 뛰거나 걷진 않았지만 그림과 글로써 간접 여행하는 와유를 다룬 ‘누워서 노니는 여행’, 온천여행이라지만 치료를 위한 고통과 더불어 사실은 아버지의 정치적 시험 무대였던 ‘사도세자의 온천여행’, 옛사람들의 별자리와 별에 대한 기원은 어떤 의미를 지녔는가를 파헤쳐본 ‘조선 사람의 별자리 여행’, 조선에서 사회적 관습과 법을 넘어서면서까지 떠났던 ‘조선 여성들의 산수유람’, 예인들의 수련과 득음의 과정을 조명한 ‘조선 사람의 음악여행’ 등이 그것이다.

이 책의 중반을 향해 달려가면 양반 남성들, 특히 관직생활이 펼쳐졌던 길을 따라가는 여행기가 펼쳐진다. ‘암행어사 길’은 어사 출도처럼 낭만적 측면만 부각되어온 길이 실은 고난의 길이자 출세의 길이기도 했다는 뜻밖의 사실을 드러내며, 과거 합격을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던 무관武官 노상추의 과거길은 길 위의 고단한 삶으로 그려진다. 반면 을사사화에 연루되어 경상북도 성주로 유배를 간 이문건을 통해서는 유배길이 우리가 그렸던 죽음을 겨우 비껴간 험난한 인생길만이 아닌, 지방 관리들의 배려 속에서 즐거운 유람을 떠났던 길이었음을 알게 된다.

이야기의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이 책은 19세기 말 이후로 시대를 옮겨간다. ‘장돌림과 장삿길’에서는 오늘날의 폭력조직과도 닮았던 보부상단의 뒷이야기와 더불어 고단한 장돌뱅이 장사꾼의 장사여행 길을 함께 걸을 수 있다.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망국의 울분을 단군의 실재를 증명하는 백두산 여행으로 극복하려 했던 최남선의 이야기도 근대 역사의 중요한 한 장을 들여다보게 한다. 일제강점기의 수학여행은 그 말만 들어도 가슴 설레는 ‘수학여행’의 추억을 일깨워주는 동시에, 이런 여행이 일제의 교육정책의 하나로 등장한 여행 문화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마지막으로 일제강점기 서울에서 소설가 박태원이 경험하고 기록한 도시화의 모습과 도시생활의 단면을 ‘소설가 구보씨의 경성 나들이’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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