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에서 종교, 철학, 문학, 영화에 이르기까지
경제학의 기원을 찾아 떠나는 방대한 지적 탐험
숫자와 확률의 세계라고 생각했던 ‘경제학’이 사실은 인류의 지혜가 집대성된 풍부한 ‘이야기’임을 보여주는 매혹적인 경제서. 저자 토마스 세들라체크는 체코의 제1대 대통령 바츨라프 하벨의 경제자문으로 발탁되어 학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는 유럽을 이끄는 차세대 리더로 꼽히며 「예일 이코노믹 리뷰」에서 “경제학계 유망주 Top 5”로 선정되기도 한 젊은 경제학자다. “경제학의 모든 것은 결국 선과 악의 문제”라고 처음으로 주장한 이 책은 체코에서 처음 출간된 이래 놀라운 판매량을 보이며 전 유럽, 미국에서 연이어 베스트셀러에 올랐을 뿐 아니라 연극으로 각색되어 체코 프라하국립극장에서 매진 행렬을 이어나갔다.
흔히 경제학은 가치중립적이고 수학적인 연구 분야이자 과학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세들라체크는 경제학을 문화적 현상이자 문명의 산물로 본다. 그에 따르면 수리과학으로서 경제학의 개념이 출현한 것은 18세기 후반이며, 그 이전에는 신화와 종교, 철학 속에 경제학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저자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문학 작품 「길가메시 서사시」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 서사시 어디에도 뭔가를 사고파는 행위, 즉 거래는 등장하지 않지만 천연자연과 노동력을 최대한의 효율로 활용하는 문제, 인간의 감정이 노동력에 미치는 영향 등 중요한 경제 개념을 다루고 있다. 이후로도 저자는 경제학의 기원을 찾아 구약, 기독교 사상, 아르스토텔레스, 데카르트, 《반지의 제왕》, 영화 「매트릭스」를 종횡무진하며 창의적이고 활기찬 여정으로 펼친다.
저자는 성장과 탐욕의 역사를 파헤치며 주류 경제학이 외면했던 도덕의 가치를 되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성장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설파하는 주류 경제학을 비판하며 “선(善)의 극대화가 수반되지 않는 이익의 극대화는 무의미하다”며, 도덕성이 배제된 시장경제란 좀비 시스템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학문 분야를 나누는 경계를 벗어난 저자의 뛰어난 통찰이 돋보이는 이 책은 독자들을 참신한 인문학적 경제학의 세계로 안내할 것이며, 우울한 경제위기 시대를 헤쳐 나갈 지혜를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