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은 하늘에 걸리고, 반쪽에 땅에 걸린
매개와 소통의 공간을 찾아
왜 왕릉 기행인가?
이 책에는 가야의 김수로왕릉부터 조선 중기의 광해군묘까지 총 18개의 왕 무덤 이야기가 실려 있다. 나라로는 가야·백제·신라·후백제·고려·조선 등 6개 왕조에 이르고, 기간으로는 거의 1,500년간의 우리 역사를 담고 있다. 왕릉이 북쪽에 있어 갈 수 없는 고구려 왕릉과 대다수의 고려 왕릉을 제외한, 책에 실린 18개 무덤은 특히 사연 많고 할 얘기 많은 왕 무덤들이다. 저자는 그 왕릉들을 직접 답사하며 차곡차곡 쟁여 온 이야기보따리를 하나씩 풀어 놓는다.
왕릉은 단순한 무덤이 아니다. 신화, 전설, 민담, 역사, 토속신앙, 건축, 미술, 복식 등 당대의 거의 모든 문화 현상들이 녹아 있는 종합적 문화 콘텐츠이다. 무덤은 산자와 죽은 자를 연결하는 매개이며, 이승과 저승을 이어 주는 소통의 공간이기도 하다. 특히 무덤의 주인이 살아생전 많은 어려움을 겪다가 한을 품고 생을 마감한 경우, 이런 현상들이 한층 심화되고 널리 전파되는 경향이 있다. 무덤, 그중에서도 사연 많은 왕의 무덤은 당대인들의 세계관을 고스란히 간직한 훌륭한 문학적·문화적 예술 현장임을 이 책은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