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통계학, 심리학, 철학, 정치학 등을 넘나들며
대중의 눈높이에 맞추어 풀어낸 법 이야기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법이 사람들이 간절히 원하는 바나 직관에 어긋나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법의 허점을 찾아 탈세 수법을 쓰는 기업들을 제제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 또 법은 왜 성매매나 대리모 계약처럼 양측이 모두 만족하는 거래를 금지한다. 법적 판결은 반드시 유죄 혹은 무죄를 선택해야 하고, 절충적인 판결은 금지하고 있다. 법은 좀도둑질은 처벌하지만,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지 않은 수영선수는 처벌하지 않는다.
법은 왜 우리의 도덕적 정서에 비례하여 판결을 내리지 않고 우리의 직관보다 과소 처벌하거나 과대 처벌하는 것일까? 법의 허점이 존재하는 걸 알면서도 없애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의 저자인 펜실베이니아대학교 로스쿨 레오 카츠 교수는 이처럼 우리가 별다른 의문 없이 받아들이고 있거나, 막연히 불편하게만 여겼던 법의 부조리한 측면을 제시한다.
저자는 이러한 법의 모순과 부조리 문제에 대해 근원적이고 통찰력 있는 해답을 내놓는다. 법의 모순과 부조리함이 근본적으로 한 가지 원인인, ‘논리적인’ 원인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대상에서 법의 문제를 찾는다. 바로 ‘투표제의 모순’은 ‘법의 모순’과 그 본질이 같고, 투표제의 모순을 파헤치면 법의 모순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투표제의 모순과 문제점을 연구한 사회선택이론에 비추어 법의 모순을 파헤쳐 간다. 그리고 자칫 어렵고 생소해 보일 수 있는 이러한 주장을 여러 가지 법적 사례를 비롯하여 철학, 경제학, 통계학, 심리학 등 다양한 영역의 연구들을 들어 쉽고 다채롭게 풀어내고 있다.
사회선택이론은 경제학에서도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이론이다. 저자는 이러한 배경지식이 없는 독자들에게 사회선택이론의 핵심을 가능한 한 쉽게 설명해주고, 이를 법의 문제에 효과적으로 비유하기 위해 다양한 장치들을 사용한다. 법이 왜 장기 거래나 대리모 계약처럼 양측이 모두 만족하는 거래를 금지하는가를 설명할 때는 저자가 고안한 상황극으로 이해를 돕는다. 법적 문제들의 이면을 논리적, 이성적으로 파헤치며 대중과 법제도 사이의 간극을 좁혀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