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 그녀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는가
또, 이 세상은 여자를 어떻게 바라보았는가
이 세상에 ‘여자’만큼 수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고 또 다양한 예술작품에 등장하는 존재가 또 있을까. 고대 그리스인들을 비롯해서 보티첼리, 라파엘로, 렘브란트, 르누아르, 클림트, 앙리 드 툴루즈-로트레크, 앤디 워홀에 이르는 위대한 예술가들은 다채로운 여성의 세계에서 영감을 받아 창작열을 불태웠다.
햇살이 드는 창가에서 사랑이 가득한 얼굴로 아기 예수에게 젖을 먹이는 렘브란트의 그림 속 성모 마리아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고 따스하다. 반면 적장 시스라 장군을 죽이기 위해 그의 관자놀이에 말뚝을 박는 젠틸레스키의 그림 속 야엘은 한치의 흔들림 없는 굳세고 단호한 모습이다. 귀스타브 모로의 작품을 보자. 그의 그림 속에서 춤을 추는 살로메는 매혹적인 자태를 뽐낸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매력을 이용해 의붓아버지를 유혹한 후 그 대가로 세례자 요한의 목을 요구하는 위험한 존재였다.
이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여성을 바라보는 당대의 시각도 함께 읽을 수 있다. 중세 예술가들은 여자를 ‘인간을 원죄의 길로 빠지게 한 근본적인 책임자’라고 생각해서, 거의 악마와 동일시하여 표현했다. 또 여성의 최고 미덕은 ‘정숙’과 ‘순결’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성모 마리아를 완벽한 여성으로 숭상하여 그녀를 주인공으로 한 수많은 그림을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