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용학이 한국 전후문학의 대표작가라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안다. 중요한 것은 그가 중요작가라는 사실에 있지 않고, 한국 전후문학의 전후(문학) 다음에 있다. 이 물음과 해답의 한 실타래를 바로 장용학 문학이 쥐고 있으며, 그 실타래가 움직이는 땅, 반경을 우리는 흔히 실존주의와 휴머니즘으로 그려왔다. 그라너 장용학의 그것이 표면적으로 반 실존주의자이며, 반 휴머니즘이 음조를 띤 것임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의 문학의 장대한 풍자와 역설은 여기에서 생겨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