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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좀 끊지 말아줄래?
글쓴이
최정나 저
출판사
문학동네
출판일
2019년 5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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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최정나

1974년생. 2016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전에도 봐놓고 그래」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단편소설 「한밤의 손님들」로 2018년 제9회 젊은작가상을 수상했다.

책 소개

분야소설/시/희곡
2018년 젊은작가상 수상 작가 최정나 첫 소설집!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은밀하고 나른한 대화와
돌연 우리의 일상을 낯설게 만드는 기묘한 긴장과 불안의 목소리


『말 좀 끊지 말아줄래?』에 실린 여덟 편의 소설은 책의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인물들의 ‘말’로 넘실댄다. 말맛이 느껴지는 탄력적인 대화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독특한 리듬을 만들어낸다. 그런데 그 대화는 자꾸만 엉뚱한 방향으로 뻗어나간다. 우리는 보통 친교를 목적으로, 혹은 정보를 나누기 위해 대화를 주고받지만, 최정나 소설의 인물들은 대화를 주고받는다고 해서 서로를 더 이해하거나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되거나 하지 않는다. 병에 걸린 친구를 위로하기 위해 찾아간 온천에서 살을 맞대며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이 확인하는 것은 서로의 우정이 아니며(「사적 하루」), 골프를 치기 위해 필드에 모인 이들은 공을 치기보다 서로 자기 말을 던지느라 바쁘다(「잘 지내고 있을 거야」).

소설집의 맨 처음에 자리한 「말 좀 끊지 말아줄래?」에서 장례식장을 찾은 ‘이씨’와 ‘우씨’는 고인과 친구 ‘조씨’가 정확히 무슨 사이인지도 모른 채 “네가 고생이 많구나”(18쪽)라는 의례적인 위로를 전한다. 어색한 침묵이 이어지는 것도 잠시, 곧이어 침을 튀겨가며 큰 소리로 떠들어대는 옆 테이블 남자의 말이 그 침묵을 덮어버린다. 그리고 그것을 시작으로 ‘아무 말 대잔치’가 이어진다. “역시 아무 말이 하는 거나 듣는 거나 재미는 있다.”(24쪽) 이들은 장례식장 냉장고에 있는 고급 소주를 빼돌려 사업을 하자는 소리를 진지하게 나누고, 옆 테이블 남자는 장례식장에서 마신 술은 자신이 계산하겠다고 우긴다. 이 ‘잔치’가 그들에게 남기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장례식장 주변의 왁자지껄한 풍경을 묘사하며 시작된 소설의 처음과 동일하게 소설이 마무리됨으로써, 소설은 아무런 변화 없이 처음의 그 자리로 되돌아온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익숙해서 편안하게 들리던 백색소음이 어느 순간 미묘하게 귀에 거슬리는 것처럼, 피식거리면서 귀기울여 엿듣던 대화가 도돌이표처럼 이어지는 어느 대목에서 우리는 돌연 일상을 낯설게 만드는 기묘한 긴장의 분위기에 휘감기고, 어느새 자세를 고쳐 앉으며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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