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의 단면을 희화화하면서도 엉뚱하고 기발한 상상력을 선보였던 『앙꼬의 그림일기』 작가, 앙꼬. 한동안 침묵했던 그녀가, ‘열여섯’ 시절을 들고 나타났다. 예사롭지 않았던 학창시절을 보냈던 작가 자신의 경험을 이미 고백했던 『열아홉』의 이야기보다 더 앞선 시기의 모습을 데려온 그녀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 내용의 깊이 뿐만 아니라 그림체 또한 전에 비해 한층 성숙해지고 단정해졌으며, 사실적인 묘사와 디테일도 더욱 섬세해졌음을 발견할 수 있다.
순탄하지 못한 가정에서, 평범하지 않았던 학창시절을 지내왔던 작가의 경험은 이미 『열아홉』에서도 고백한 바 있으나 그런 시간을 어떻게 통과해 지금의 자신이 되었는지, 그런 시간을 돌아보는 자신의 마음이 어떤지 털어놓은 이번 작품을 통해 앙꼬가 소녀에서 숙녀로, 성인으로 들어섰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어느 특별한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도 우리 학교에나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지나온 시간은 ‘알 수 없는 일’ 투성이었던 세상을 조금씩 알아가게 되었고, 그런 시간을 위해 댓가를 치러야 했다는 고백은 앙꼬나 주인공들의 이야기일 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가슴 한가운데에 자리한 이야기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