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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단어의 발견
글쓴이
차병직 저
출판사
낮은산
출판일
2019년 6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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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차병직

사회 한가운데서 법의 역할을 질문하는 변호사. 변론 활동과 시민운동, 대학 강의와 저술을 병행하며 법률가의 소임을 확장하고 실천해왔다. 현재 『법률신문』 편집인과 법무법인 클라스한결의 고문 변호사로 있다. 20년 동안 정수일의 곁에서 법적 조언과 개인적 교류를 이어가며 동행했다.

책 소개

분야에세이
책 속으로

금광 마을의 아이들이 사금을 채취한다. 그릇에 모래흙을 가득 담은 뒤 물을 흔들어 진흙이나 모래를 흘려보낸다. 아이들이 찾는 것은 금싸라기지만, 노란색 광물의 성질이나 금의 경제적 효용을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자신도 모르게 익히는 것은 팔 근육의 놀림이다.
(…)
금가루는 햇빛이 도금해 주는 은유지만, 아이들은 밤부터 금가루로 괴를 만드는 꿈을 꾼다. 세속의 욕망이 뒤섞인 소박한 희망을 그리며 완성되기를 기다리는 여정이 배우는 과정이다. 그릇을 아래위로 흔들며 느끼는 것은 팔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뿐일지라도, 모래흙 알갱이와 금가루의 비중의 차이는 자기 것이 된다. 그와 같이 세상을 여행하기 위한 정신의 근육을 단련하는 행위를 배운다고 한다.
- 에서

시장에 가면 모든 것이 쓰러져 있었다. 진짜배기 조짜배기 가릴 것 없이 너부러진 순종의 자세였다. 그래야 어머니나 꼬부랑 할머니가 잘 살필 수 있었다. 이리 만져 보고 저리 뒤집어 보기 편했다. 푸성귀 거섶은 물론 생선에 고깃덩어리도 잠자듯 누워 있었다. 잡곡은 숨을 죽였으며, 질그릇에 사발 그리고 청소 도구에 손쉬운 농기구조차 눈을 감은 채 기다리기만 했다. (…) 오뚝한 것이라고는 장난감 좌판 앞쪽에 도열한 오뚝이와, 할머니 손을 뿌리친 채 그것을 노려보는 꼬마뿐. 누워 있는 자세는 일어서기 위한 잠재된 힘이었다. 우리는 지난날 장터에 낮게 깔렸던 위치 에너지가 밀어 주는 힘으로 일어선 오뚝이들이었다.
- 에서

어느 기자가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 장 콕토의 서재를 찾았다. 방은 수많은 책과 온갖 수집품으로 가득 차 있었다.
기자가 물었다.
“만약 이 방에 불이 났다고 합시다. 무엇이든 오직 하나만 들고 나갈 수 있다면, 제일 먼저 무엇을 선택하시겠습니까?”
콕토는 서슴없이 대답했다.
“그야 당연히 불이지요!”
- 에서

안다는 것은 모르는 것이 점점 더 많아지는 경험의 확장이다.
모르는 세계로 겨우 한 발자국씩 들어가는 일을 안다고 한다.
안다는 것은 생전 가 본 적이라고는 없는 도시를 관통하는 도로 하나를 지나는 일이다.
그 도시의 출구로 나가면, 처음 만나는 다른 백 개의 도시 입구에서 겨우 하나를 선택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한 사태는 무엇을 알고자 할수록 계속 반복되고, 지나쳐 버린 도시는 우주가 팽창하는 속도로 늘어난다.
선택한 하나의 도시를 최단 거리로 가로지르는 그 길 하나가 한 사람을 키운다.
-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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