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과 더불어 현존하는 여성 리더의 대표
미국 최초의 흑인 여성 안보보좌관, 국무부장관
콘돌리자 라이스에게는 '최연소, 첫 여성, 첫 흑인' 등의 수식어가 줄곧 따라다닌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미 국무장관이라는 명패는 세계인의 머릿속에 가장 깊숙이 새겨진 타이틀이다. 아버지 부지에서 아들 부시로 이어지는 동안 정치권에 몸을 담으면서 보여준 그녀의 행보는 말 그대로 놀랍다.
콘돌리자 라이스의 자서전인 이 책은 8년 동안의 백악관 시절을 회고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9.11 테러가 일어난 시점부터, 그 사건이 어떻게 전쟁과 연결되었는지, 또 중동의 화약고와 북핵을 둘러싸고 각국의 정상들과 협상하는 과정의 긴박한 전개가 무려 1,0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 속에 담겨있다. 그 과정에서 각국 정상들에 대한 평가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에둘러 말하는 법도 없고, 숨기려는 의도도 없이 그녀는 직설적으로 묘사한다. 푸틴을 극도로 미워했으며, 카다피를 무시했고, 무바라크를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특히 김정일을 비롯해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대통령 등 한국의 세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이채롭다.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은 무엇보다 언론의 가공을 거친 껍데기가 아니라 그녀의 눈을 통해 사건의 본질을 낱낱이 보여준다는 사실이다. 그는 ‘덧칠’되지 않은 생생한 현장감을 전달한다. 복마전과 같은 세계 각국의 마찰 또는 외교적인 쟁점이 어떻게 전개되고, 그 알맹이가 어떤 것인지를 솔직하면서도 거침없이 털어놓는다. 독자들은 약속과 배신, 회유와 협박, 대립과 화해 등 끊임없이 순환을 거듭하는 세계 정세의 흐름 속에서 콘돌리자 라이스가 어떻게 대처했는지에 대한 솔직한 고백을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