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이 된 어느 낙하산 감사 이야기’라는 부제처럼 저자가 국책금융기관의 낙하산 감사로 보낸 3년의 기록인 이 책이 단순한 신변잡기나 회고록을 넘어서는 것은 감사의 역할과 낙하산 감사의 정당성을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무상 기밀과 관련자들의 신상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사건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거나 관계자의 실명을 거론할 수 없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공개하려는 데는 감사를 소재로 한 소설이나 자료가 별로 눈에 띄지 않는 현실에서 낙하산 감사들이 감사 업무에 대한 본질적 특성을 이해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저자는 직장에서 은퇴하자 곧 귀촌을 하고 농부가 되었다. 농사를 짓다 보면 씨앗을 뿌리고 가꾸는 것까지가 농부의 몫일 뿐 얼마나 열매를 얻느냐는 하늘에 달렸다 한다. 저자는 자신이 이상적인 감사의 모델이라는 생각은 추호도 없으며, 감사라는 직책에 대한 바른 인식과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을 뿐이라고 한다. 하지만 자신이 회사를 떠난 후 감사원은 그 회사를 자체감사 우수기관으로 지정했다. 이처럼 자신이 열정을 다해 일한 회사의 업무가 비록 자신이 떠난 후이지만 정당하게 평가받고, 또 남은 직원들이 자신을 잊지 않고 찾아주니 그는 행복한 은퇴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