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을 통해 폭력의 기원을 밝힌다
인류의 역사는 전쟁과 제노사이드로 물든 폭력의 역사다. 그 사실을 증명이라도 하듯 유일신교와 다신교를 막론하고 신이 허락한 정복, 식민화, 제국 건설, 민주주의와 제국의 치명적 결합 그리고 혁명, 대학살, 고문, 신체 절단, 잔학 행위 등이 자행되어왔다.
지은이 존 도커는 이처럼 예로부터 인간사에서 필수적인 구성 요소로 자리매김한 폭력과 제노사이드 그리고 그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존 도커는 개인 간의 사적인 폭력이 아니라 집단 간의 폭력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다시 말해 신체적 폭력을 비롯해 언어와 문화, 생각, 관념, 개념, 서사, 이미지 등에 내재한 폭력을 포함한 집단 간의 폭력을 환기하고 설명한 것이다.
저자는 왜 집단 폭력이 존재하며 지금과 같은 형태를 띠는지 혹은 이토록 두드러지고 만연하는지에 대한 통찰력을 근대성에만 찾으려는 경향을 비판한다. 저자는 가능한 한 멀리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영장류동물학, 진화론, 세계 역사까지 두루 이야기한다. 먼저 폭력성과 성별의 교차점을 알아본 다음 전 세계적으로 수렵·채집인 사회가 막을 내리면서 비교적 최근에 등장했으면서도 언제나 인류의 이상적인 생활양식으로 불리는 농경·산업사회로 이전하는 데 어떤 요소가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본다.
이를 위해 저자는 고대와 고전 시대의 서아시아와 지중해 지역에서 창조된 텍스트를 길고 자세하게 분석했다. 예를 들어 성경의 『출애굽기』 『여호수아서』 『사사기』 그리고 헤로도토스, 투키디데스, 아이스킬로스, 에우리피데스, 플라톤, 키케로, 베르길리우스, 타키투스의 저작물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