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되짚으며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답하는 오늘날 정치적 위기와 혼란의 현주소
올해로 광복 67주년을 맞으면서 한국인들에게 정치라는 단어는 상당히 각별하다. 한국사회는 광복 이후, 고도화된 압축성장과 빈번한 정권교체를 겪으면서 정치가 얼마나 국민들의 삶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지 실감해왔다. 전세계적인 금융위기와 더불어 민주주의의 쇠퇴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지금, 정치의 발전과 어떠한 정치구조의 모형을 만들어나가야 하는가는 더욱 중요한 화두임에 틀림없다.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저작 『정치 질서의 기원』은 인간의 기원으로 거슬러 올라가 정치 발전의 필요조건을 탐구하는 동시에 민주주의의 약화, 강력한 정부의 부재 같은 현실 정치의 현상을 통찰하는 명쾌한 논리를 제시한다. 저자는 동서양의 정치사를 비교하며 정치발전을 가늠하는 세 가지 제도적 조건을 국가, 법치주의, 책임정부로 요약하고 이를 통해 오늘날 정치 체제의 문제점을 되짚어 보도록 유도하고 있다.
후쿠야마는 강력하고 통일되어 있는 국가와 그 국가에 책임을 요구할 수 있는 사회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그리고 강한 국가와 강한 사회가 균형을 이룰 때 자유민주주의가 가능하고 본다. 일본에서는 기득권자들이 사회간접자본의 설치와 수선을 가로막고, 유럽은 재정위기를 앞에 두고도 복지정책을 축소하지 못한다. 미국은 장기적 재정 문제에도 불구하고 이익집단에 가로막혀 재정 축소나 증세를 엄두도 내지 못한다. 단기적인 편의나 사익에 급급해 위기를 지연시키되 예방하거나 치료하지 못하는 이러한 사례들은 분명 자유민주주의의 위기의 증거다. 후쿠야마는 앞선 많은 역사적 사실들이 증명하듯이 제도가 적응에 실패하면, 사회는 위기를 맞거나 붕괴한다고 경고한다.
총 2권으로 예정된 저작 중 1권인 이번 책은 인간의 생물학적 기초부터 시작해 무리, 부족을 이루고 국가를 형성하는 단계를 거쳐 프랑스혁명과 산업혁명까지 시기를 담고 있으며, 산업혁명 이후 경제성장은 정치 발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고찰하고 오늘날 자유민주주의에 있어 책임 있는 정부의 역할의 중요성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