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어떻게 기존 질서의 ‘모순’을 이용하여 패권을 더 강화하고 있을까?
한국사회의 모순을 이해하기 위한 접근 방식은 다양하다. 그래서 한국의 정치 현실을 비판하고 경제 정책을 진단하고 대외정책을 모색하는 책도 많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진단서들은 정치, 군사, 경제, 금융, 노동 문제 등으로 파편화되어 있다. 한국이라는 국가공동체가 ‘국제질서’ 속에서 어떤 본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살펴본 책은 찾기 힘들다. 예를 들어 『화폐전쟁』이나 『달러전쟁』도 경제 영역만 다룬 책이고, 이삼성, 강정구 교수의 저서들도 안보 측면에서만 접근했다. 그러나 『지식패권』은 경제, 안보, 정보 등 다양한 지점의 모순을 종합적으로 해명하고, 특히 이 질서의 특징이 무엇이며, 한국과 같은 성공적인 국가가 왜 자기모순에 빠질 수밖에 없는지 등을 해명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미국을 정점으로 하는 패권의 핵심 세력은 어떻게 ‘모순’을 통제하고, 오히려 모순을 통해 질서를 더 강화하고 있을까? 연성권력, 양극체제, 헤게모니 같은 개념만으로는 종합적으로 설명할 수 없다. 저자는 국제정치경제 연구자이자 언론학자로서 ‘지식패권’이라는 틀을 제시하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과거 펀드매니저로서, 가난한 유학생으로서, 또 현재 대학교수로서 정치인, 언론인, 관료 등을 두루 만나본 삶의 현장을 토대로 집필한 ‘성찰록’인 동시에 ‘해설서’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에는 미국 유학 출신의 각계각층의 전문가들, 종교단체 지도자들, 언론인과 미국의 재단 등의 종사자들을 포함해서 수많은 인문과 단체가 실명으로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