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란하는 청춘들에게 전하는 시인 박진성의 희망 회귀법
『목숨』과 『아라리』라는 두 권의 시집으로 매우 독특한 시적 개성을 보여준 젊은 시인 박진성은 2001년 등단 이후 줄곧 자신만의 시세계를 만들어왔다. 여기에는 그가 고3이 되던 1996년 발병한 '공황장애'가 내내 그의 정신세계와 시세계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일명 '병시(病詩)'로 불리는 그의 작품들은 병과 고통이 어떻게 언어와 예술로 치환되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 하겠다.
『청춘착란』은 오랫동안 혹독한 마음의 병을 앓아온 이 젊은 시인이 자신의 자율적 의지와 영감에 의해 긴 시간 묵묵히 스스로를 관찰해온 첫 산문집이다. 사물과 사건, 사람에 대한 시인의 성실하면서도 섬세한 관찰이 보편적인 성찰의 공명을 일으키는 이 산문집을 단연 '순정한 기록'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시의 근원이 되어왔던 '공황장애'는 이번 산문집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한다. 하지만 자신의 일상을 친근하게, 가감 없이 드러내면서 병과 함께 살아가는 일, 병과 함께 문학을 하는 일이 어떤 것인지 좀 더 직접적으로 드러낸다. 시인 자신의 마음에 의해 자유롭게 쓰인 글을 모은 글인만큼 그의 생각과 감정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고3이란 어린 나이부터 자신을 지배해온 공황장애를, 이제는 극복했다고 말하는 그의 글은 우리 시대의 청춘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많을 것이다. 병과 고통은 단순히 받아들이고 인내하는 것만이 아니다. 거꾸로 뒤집어보면, 즉 ‘착란’해보면, 어디에도 살길은 있다. 박진성에게는 그것이 곧 시이고 문학이었다. 이 책은 오랫동안 박진성의 시를 좋아해온 독자들은 물론이고, 아름다운 문장에 강마른 독자들에게도 반가운 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