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우수환경도서 선정작
한국 저자가 쓴 늑대에 대한 최초의 기록.
잃어버린 야생으로의 초대
드넓은 초원과 사막, 길 없는 길로 한 사람이 걸어간다. 표시도 없고 경계도 없는 곳. 오직 늑대와 짐승 발자국만이 흔적으로 있는 곳이다. 알타이 바위산 히말라야와 파미르의 설산, 그가 가지 않은 곳은 없다. 늑대가 있는 곳이라면. 가끔은 네발로 걸으며 늑대 흉내를 내기도 하고 보폭이 넓어진 곳에서는 그도 함께 따라 뛴다. 저 멀리 능선에서 혹은 근처 숲에서 지켜보고 있는 늑대들의 시선을 느끼며. 어지러운 발자국들 앞에 엎드려 온몸을 굴속으로 넣었을 때 후두둑 개벼룩이 떨어지고, 식량도 물도 떨어져서 목은 타오지만 돌아가기엔 너무 먼 길을 와버렸다. 그 험한 오지 네어멍구 변경에서 최현명과 늑대 이야기가 시작된다.
야생동물 전문가인 최현명은 2002년부터 마흔 번에 가까운 몽골과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의 파미르 고원 여행을 통해 늑대들의 땅을 헤매고 다녔다. 이 기록은 그가 처음으로 늑대를 찾아 떠났던 네이멍구 자치주 45일 동안의 여행 이야기다. 여행하는 내내 새끼 늑대 두 마리를 키우며 늑대와 늑대 굴을 찾아다닌 이상한 여행이었다. 여행 이야기와 더불어 늑대와 개, 양치기의 삼각관계, 어떻게 늑대가 개가 되었는지, 사람들이 왜 늑대를 미워하는지, 한반도에서 늑대는 어떻게 사라졌는지 무수하게 쏟아지는 물음을 찾아간 저자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여행하면서 기록한 일기와 사진을 바탕으로 쓴 글이어서 생생하고 현장감이 느껴진다. 특히 늑대의 입장에서 바라보고 느끼는 저자만의 감수성은 놀랍고 새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