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98세대’를 대표하는 작가 피오 바로하의 『과학의 나무』는 그의 자전적인 면모가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작품이다. 자신의 ‘제2자아’라 할 수 있는 청년 의사 안드레스 우르타도를 통해 1887년부터 1898년 사이의 스페인 사회 풍경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당시 스페인은 대부분의 식민지를 빼앗기고 ‘위대한 스페인’에 대한 희망을 잃은 채 침체되어 있었고, 사회 전반에 무기력과 부패가 만연해 있었다. 피오 바로하는 진지한 철학적 의구심을 지닌 젋은 지성인 안드레스를 내세워, 그가 혼탁한 세상을 접하며 느낀 감정과 인상을 비판적으로 기록함으로써, 선과 악을 제대로 구분할 줄 모르고, 생명의 진정한 의미를 모르는 사회와 인간의 부조리와 어리석음을 고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