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교는 때로는 한국사회와 구별되고 때로는 그것과 융합되는 가운데 중국적이면서도 탈 중국적인 자신들만의 생활방식을 구현해왔다. 이들은 또한 한국의 법과 제도가 인정하는 범위 내에서는 충실히 그에 순응하지만, 그것들이 화교사회 경계 밖에 머물러 있을 때에는 자신들만의 고유한 공동체 원리를 통해 내부적 결속을 다지고자 했다. 이런 연유로 한국화교사회의 고유한 네트워크와 가치체계를 올바로 가늠하기 위해서는 신용, 지연, 혈연, 업연 등 화교사회의 오래되고 독특한 ‘관행’의 기제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이 책에서는 그들의 삶의 현장에 직접 들어가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했다. 화교 스스로 주역이 되어, 자신들의 말과 기억을 재생하고 역사화하는 작업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이제 우리도 그들의 말과 기억을 경청하고 곱씹어 볼 때다.